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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뒤 울린 워낭소리... 노부부가 풀어준 소 20마리, 다 돌아왔다

산불 뒤 울린 워낭소리... 노부부가 풀어준 소 20마리, 다 돌아왔다 지난 6일 오후 경북 울진군 울진읍 정림2리에 사는 남계순·송병자씨 부부가 산불로 소실된 자신의 집을 살펴보고 있다. /장연성 기자 “하룻밤 사이 집도 우사도 마카(모두) 새까맣게 탔지요. 지금 살아있는 게 용하고…” 지난 5일 밤 12시30분쯤 울진읍 정림2리 야산 인근에 사는 남계순(72)씨는 휴대전화벨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울진읍사무소 한 공무원이 “산불이 집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며 “빨리 대피하라”고 다급히 말했다. 남씨는 먼저 부인 송병자(71)씨를 황급히 깨웠다. 당시 이들 부부는 화마가 집과 우사를 덮칠 기세라 귀중품도 챙기지 못한 채 옷가지만 걸치고 나섰다. “삽작(대문의 경상도 사투리) 밖으로 나가려는데 ..

좋은글 2022.03.08

전쟁이야기의 힘

『사피엔스』『호모 데우스』로 유명한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작가 유발 하라리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신간 집필이 아닌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고와 방송 출연 때문이다. 하라리는 지난달 초부터 이코노미스트·가디언 등 주요 언론에 글을 쓰고 각종 매체와 대담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위협, 그리고 침공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약 70년간 큰 전쟁을 목격하지 않았던 지구촌 사람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하는 무차별 공격에 화들짝 놀라 하라리의 거시적·인문학적인 식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의 결론은 명료하다. 전쟁을 감행한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개별 전투에서 승리할지는 몰라도 전쟁에선 이미 역사적 패배의 길을 걷고 있다는 주장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떠나는 ..

좋은글 2022.03.08

타키투스 함정에 빠지는 중국

타키투스 함정에 빠지는 중국 중국의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지난주 개막되며 중국에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대거 바뀌는 20차 당 대회가 가을로 예정돼 있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무탈하게 보장해야 하기에 중국 정부는 더욱 조심스럽다. 당 중앙선전부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지난 1월 초 일찌감치 중국 언론에 지침을 하달했다. 네 가지 힘을 써서 두 가지 사항을 잘 보도하라는 것이었다. 중국 장쑤성 쉬저우시 펑현에서 목에 쇠사슬이 묶인 채 발견된 샤오화메이. 원래 윈난성 사람이나 인신매매로 팔려와 여덟 아이를 낳았다. [중국 웨이보 캡처] 네 가지 힘이란 각력(脚力)과 안력(眼力), 뇌력..

좋은글 2022.03.07

사람을 고르는 기준

사람을 고르는 기준 아직은 꽃꽂이라도 해야 그나마 꽃을 완상할 수 있는데, 남쪽에는 이미 매화가 피었다고 하니, 다가올 새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러고 보니 요즘 내 꽃 고르는 기준이 바뀌었다. 은은함에서 화사함으로. 노랑·빨강 튤립을 화병 가득 꽂아 불단에 올렸다. 꽃 덕분에 어두웠던 법당이 환해졌다. 어느 분께 방에 꽃을 놓으시라 권했더니 ‘그냥 꽃 다이 늙어가겠소’ 했다던가. 이렇게 아름다운 꽃 보며 살면 더 곱게 늙어갈 텐데 말이다. 세월가면 사람 보는 눈도 바뀌나 변치 않는 기준은 ‘선한 사람’ 눈 앞의 대선, 후회 없는 선택을 동안거(겨울수행)도 끝났겠다, 한적한 절에서야 이렇듯 꽃 타령이나 하고, 붓글씨나 쓰며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산문 밖에서는 곧 있을 대선 때문에 듣고 싶지 않은 이..

좋은글 2022.03.02

꿀벌 실종 사건

꿀벌 실종 사건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도 멸종한다.” 항간에 아인슈타인이 한 말로 알려져 있지만 검증된 사실은 아니다. 만일 그가 정말 이런 말을 했다면 그의 천재성의 한계는 어디일까? 우리가 기르는 농작물의 3분의 1은 곤충의 꽃가루받이를 통해 열매를 맺는데, 그중 80%를 꿀벌이 담당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꿀은 물론, 사과, 복숭아, 아몬드 등 견과와 콩, 호박, 오이 등 채소도 함께 사라진다. 엄청난 식량 대란이 불러올 아비규환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 물리학자가 도대체 어떻게 이런 혜안까지 지녔는지 탄복할 따름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일벌이 모두 사라져 벌집이 텅 비는, 이른바 ‘군집 붕괴 현상(CCD·Colony Collapse Disorder)’은 2006~2007년 플로리다, 펜실베이..

좋은글 2022.03.01

온라인 전쟁의 승자

온라인 전쟁의 승자 미디어 발전은 세계의 격변기에 유독 눈에 띈다. 1991년 걸프 전쟁은 CNN이 TV로 생중계했던 전쟁으로 유명하고, 2012년 ‘아랍의 봄’은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시위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 일어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번 전쟁은 동영상에 기반을 둔 소셜미디어가 현장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키예프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대도시에서는 러시아군이 진격하는 모습과 전투 장면은 물론, 머리 위로 날아가는 미사일까지 스마트폰으로 촬영돼 소셜미디어에 올라온다. 미군 전투함에 탑승한 CNN 기자가 촬영한 미사일 발사 장면이 걸프전을 상징했다면, 30년이 지난 지금은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지는 모습을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이 미디어..

좋은글 2022.03.01

항전 독려한 ‘정치 초짜’ 젤렌스키... ‘캡틴 우크라이나’ 칭송 쏟아져

항전 독려한 ‘정치 초짜’ 젤렌스키... ‘캡틴 우크라이나’ 칭송 쏟아져 러시아 침공 전에, 볼로미디르 젤렌스키(44)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치 경험 없는 코미디언‧연예인으로 무시 받았다. 그러나 그에게 이제 우크라이나인은 물론, 전세계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진정한 대통령” “영웅” “캡틴 우크라이나”라는 칭송이 쏟아진다. 26일 우크라이군이 수도 키예프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한 뒤에, 거리에서 스마트폰을 켠 젤렌스키 대통령. 그는 자신이 달아났다는 러시아의 거짓 정보에 맞서 이 페이스북 동영상에서 "나는 여기 있고, 우리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고, 우리나라를 지킬 것이다"이라고 말했다./AFP 연합뉴스 젤렌스키는 직접 스마트폰을 들고 수도 키예프의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끝까지 싸우자고 독려했다. 24일 밤 E..

좋은글 2022.02.28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머물기

지금 이 순간 행복하게 머물기 나 홀로 사는 수행처, 태백산 자락 무학대(無學臺)에서 동안거를 마치고도 밖으로 나갈 생각이 없다. 이곳에서 나는 네 가지 즐거움에 빠졌다. 하나는 날마다 새로운 산속 풍경을 눈에 담는 즐거움이다. 맑은 햇살과 푸른 하늘, 투명한 달빛과 무수한 별빛들, 엷은 먹으로 그린 수묵화 같은 아홉 겹의 산마루들이 매일매일 밝음으로 다가온다. 두 번째는 고요함 속에 나를 에워싼 솔바람소리와 새소리를 귀로 듣는 즐거움이다. 세 번째는 맑고 향기로운 차 한 잔을 후각과 미각으로 만끽하는 즐거움이다. 네 번째는 매 순간 초심(初心)으로 하루를 일구는 즐거움이다. 눈·귀·코·입 감관을 통해 인지된 대상들이 주는 즐거움은 오직 초심으로 대할 때 참 행복으로 완성된다. ‘현법낙주(現法樂住)’, ..

좋은글 2022.02.27

러시아·우크라 모두 “우리가 주인”, 역사 갈등도 뜨겁다

러시아·우크라 모두 “우리가 주인”, 역사 갈등도 뜨겁다 1881년 러시아 화가 바스네초프가 그린 슬라브인과 스키타이인의 전투 장면. 스키타이인은 러시아의 침공작전이 시작된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에서 살던 유목민이었다. [사진 위키피디아] “이 미친 짓을 하는 스키타이 놈들! 자기 집을 불태우다니!” 1812년 나폴레옹이 모스크바를 침략하면서 뱉은 저주이다. 죽을 힘을 다해서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침략한 무적의 프랑스 군대였다. 하지만 모스크바의 러시아인은 모든 것을 불태우고 피신을 했다. 전쟁이 곧 끝날 줄 알았던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은 자기의 터전을 불태우는 벼랑 끝 전술로 청야(淸野) 작전을 쓴 러시아인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그 해 추운 겨울을 지나면서 프랑스 군대는 꼼짝없이 굶거나 얼어서 죽으면..

좋은글 2022.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