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서 주신 달디단
포도를 한 입 가득히
음미하면서 이 글을 올립니다.
선생님 !
이번에도 일이 거꾸로 된 것 같아요.
의당, 제자인 저희들이 먼저 선생님 내외분을 모시는 것이 도리인데,
저희들이 또 대접을 받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선생님께서 오늘 저희들에게 차려 주신 진수성찬을 떠 올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언제 적, 어디에서 그런 밥상을
받아 보았던가를 더듬어 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돈 주고 큰 맘 먹고 한식집에서 사 먹어 본
기억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또, 굳이 있었다면
가지 수는 훨씬 적었지만,
저희 어머니께서 제가 어렸을 때, 우리 집 큰아들 생일이라고
차려 준 것이 전부였지 않나 싶습니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월등 좋다면서요.
알 것 같으면서도
자주 헷갈려요.
선생님 !
칠순이나 되어야 베푸는
사랑의 진미를 알수나 있을까요 ?
사모님에게 내년에는 진도로 모시고 싶다고
꼭, 전해 주세요.
오늘 너무 고마웠다는 말씀도 잊지 마시고요.
감사합니다.
제자 김 석 천
우리들이 대접을 받았던 곳은 선생님 사위께서 마련한 농장 관리를 위한 거처이다.
사모님께서는 저희들을 위해 현지에서 캐낸 나물 등으로 음식을 작만 하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