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일 년 4개월 만에 첫 산행을 했다.
걱정 했던 것과는 달리 하루 종일 산으로 시내로 마구 돌아 다녔으나
오른쪽 무릎에 약간의 미통이 있을 뿐 특별히 불편한 곳은 없었다.
아마 이번 산행을 무리 없이 소화하기 위해 나름대로 충분한 준비가 효과를 본 것 같다.
허리를 수술하자, 목에도 디스크가 오고 오른쪽 무릎도 퇴행성이
진행 되는 등, 말 그대로 도미노현상이 몸에도 엄습해 왔다.
제주도 올래길로 관광객이 몰린다더니 북한산에도 둘레길이 생겼다기에 1985년
상경하여 첫 근무지이기도 했던, 우이동 전경대가 보고도 싶고,
최근 들어 우이령길이 일반에게 개방되었다고 해서 나교수와 같이 답사 길에 나섰다.
옛날 우이동 전경대는 우이동 계곡 유원지 상유 쪽 일대를 거의 점거하다 싶이 넓게,
자리 잡았었는데, 옛날을 기억 할 수 있는 건물은 하나도 없이
정비되어 무척 아쉬웠으나, 인접한 북한산의 왕관바위와 인수봉,
도봉산의 오봉은 옛 주인을 반겨주는 듯 옛 모습
그대로 반겨주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우이령 길은 68년 김신조 일당이 청아대를 습격하기 위해 침투했던 코스로 동안에
안보상 이유로 폐쇄 되었다가 이번에 풀린 것이다.
하루 500명만 사전 예약을 받아 통과를 시켜 주고 있었다.
우이령길은 우이동 쪽에서 올라가는 길은 구불거리면서 경사도가 있으나 송추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넓기도 하고 경사도도 완만하여 유모차를 끌고 올라오는 사람이 있는 등,
말 그대로 둘레길 이었다.
오랫동안 인적이 끊겼던 산천과 계곡은 오염되지 않아 좋았고,
웅장한 오봉은 일대를 평정하며 변함없이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3시간 동안의 산행을 마치고 내킨 김에 시내로 돌아와 동대문평화시장을 구경하면서
청계천을 걸어서 종묘 공원에 들어서니 지천에 널려 있는 것이 노인들뿐이다.
내가 더 늙었을 때의 내 모습이 저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노인들의 행태가 궁금해서 가끔 들리곤 하는 곳이기도 하다.
대개의 노인들은 바둑이나 장기판을 벌리지만, 천원짜리 막걸리 한잔에 역대 정권의 실정을
난도질하며 유식을 뽐내는 것이 장관이고.............
하여튼 볼만한 인생 소극장인 것만은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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