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암 당신의 가을
코스모스가 우두둑 창가를 두들기며
꽃 입체 넘어집니다
새털구름 두둥실
청명 담백 고실 단풍 가을 날씨가 아니 예요
때아닌 가랑비에 담장이 무너지고
주먹만한 우박이 차창을 깨는 건
무슨 신의 조화입니까
뭔가가 어디서부터인가가
뒤틀려 어긋장이 난 거예요
이건 우리가 지금껏 보아온
자연의 순리가 아니 잖아요
추암
머리를 흔들어
눈을 비벼 크게 뜨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
땅 한번 내려다 보세요
하늘엔 고추잠자리가 유유히 날고
땅에는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개미떼는 바삐 움직이고
옆집 굴뚝엔 연기가 피어나고 있잖아요
꽃 피고 새우는 봄날은
내년에도 다시 올 거예요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고 순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