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제를 보낸지도
벌써 열흘이 넘었구나.
추모를 한답시고 가슴 시리게 슬퍼만 한다면
그건 추모가 아니라 애시당초 말았어야 될 값싼 동정이다.
우리가 동생을 기리는 참 뜻은
첫째는 이 좋은 세상을 환갑도 못 넘기고 먼저 가버린 동생 인생이 짠해서이고.
두 번째는 당사자인 내 입장에서 보았을 때, 형제 한 사람이 없어진 것에 대한 외로운 내 설음이요,
세 번째는 자식 앞세운 숙모에 대한 자식 된 도리로서의 미안함이요.
네 번째는 남은 우리 형제들의 화목을 위한 추모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 한 것은
마지막 화목이라는 화두지 싶다.
지난 세월을 반추해 보면서 우리가 숙모에게 얼마나 살갗께 했으며
일 년에 전화는 과연 몇 번이나 했는지 !
그리고 형제간에는 또 얼마나 정 있게 지냈는지를 반성해 보아야 된다고 본다.
먹고 살기 위해 경향각지에 멀리 흩어져 산다는 핑계로,
그래도 형제계라는 것이 있으니 일 이년에 한두 번은 본다는 핑계로
그만하면 되았지 하며
자위하며 살았지 않았는지를 반성해 보는 계기가 되어야 추모의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나를 비롯한 우리 형제 모두
이번 평제가 떠난 것을 계기로 상호 안부 전화라도 자주하며 이 좋게 살자.
인생 금방이다.
사랑한다 동생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