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 웃마을 뒷골
희야산 큰 재에서 찍은 가래기 들녘이다
실로 가슴 벅찬
꿈에서도 그립고 보고 싶었던 전경이다
5 년 전 디스크 수술로
험한 산 정상은 영 영 못 오를 줄 알았는데
어린시절 명절 때면 간수 뜨려 다니던
짹벌 넘어 저 멀리 아스라한 작은 섬은
옆집 복이네 고향 구자도고
왼쪽으로 살짝 가려진 봉우리는
가뭄 때면 기우재를 지네기 위해
불 지르려는 짚뭇 맨 인파가
개미 때 같이 붙었던 연대봉이고
우측으로 남선 넘어 동령계는
어린시절 소풍 단골 지역이었고
걸음마 시절 부터 엄매 젓먹으려
들락거렸던 모태 고향 뒷골
아니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안태고향이 아니던가
70여 년 전 저수지 축조로 수몰되자
마을은 옆으로 살짝 이전은 하였으나
정남향의 출충한 희야산 계곡은
20대 청년시절까지 밭 일하는 부모 심부름이나
소 먹이나 땔감나무 하려
무시로 오르 내리며 눈에 박아
사슴에 새겨두었던 전경이 아니던가
예정에 없이
장식이 형님이 동부인하여 올라갔다는
말이 생각나 용기를 내서
길 없는 길을 만들며 한 시간여의 무식한 도전 끝에
비록 큰재 정상에는 서지는 못했지만
바로 밑에서는 찍을 수는 있었다
더 이상의 산행은 내 허리 건강에 무리인 것 같아
아쉽지만 후일을 기약하고
백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를 단행했다
뭔,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만
그래도 하나하나 들쳐보며 추억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