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
뒷골에 무쇠솥을 걸었다
솥
그것은 배곯아 죽을 일 없고
못명한 목심 이어줄 터전이 아니던 가
굴뚝 연기가 수를 놓고
가마솥에 김이 서려
부뚜막에 온기가 돌아야
꿈도 꾸지
누구든
땅은 비개요
하늘은 지붕이라
지는 달을 읊조려
산새와 세월 희롱하고 싶거 던
와서 살거라
솥은 엄매다
2015 12 15
터
넘 따라 하릴없이 서둘다
아부지 밭 갈고 엄매 씨 뿌렸던 땅
뒷골에 움막을 쳤다
몸이 서니
마음이 간 세월을 탓 하며
넘 눈치를 보다말고
재피들 큰 재를 비게 삼자
구자도 바람이
가래기 방죽에서 놀고
아부지 막걸리 새참 주전자 꼭지 빨던
동심이 밭 두둑을 탄다
나는 오늘만을 위해 사는
大 자유인
하늘엔 고추잠자리가
유유히 날고......
春 鸣
하루에도
일백 번 춘정을 품었다 놓았다
뒷감당 뉘 할세라
봄 총각 바람났나
열린 입술
부질없이 뱉은 말들
매화꽃 만발하니
또 청춘이련가
여름가고 낙엽지면 눈보라 쳐
매화는 다시 피고
쌓인 낙화 업보 되어
책임 못질
망상은
이 봄에 운다
17. 3. 9.
가족시인 해송
백목련
과정 없는 결과가
어디 있을까
미물 하루살이도 세월의 귀한 선물
생과 멸의 사이
골골이 스민 정이
둥지를 틀 때야
그 연민 말해 뭐 할까
엄동설한을 이겨낸
개나리 진달래가 산천을 녹여 데니
새 울어 꿩은 날고
봄의 여왕 백목련
우아한 자태가 천상에 나빌 내라
정녕
봄은 봄 이렸다
보고 싶구나
17. 3. 20. 가족시인 해 송
통산의 이별
통산에 음악이 흐른다
그리움이 인다
새 울어 꽃피는 봄
목긴 두루미에게 방죽을 내주고 떠날
목 짧은 청둥오리의 파닥대는 날갯짓만 외롭다
“눈이 내리네”
그리움이 쌓이면 듣고 싶은 노래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
떠난 임을 그리는
외로움만 짠하다
사랑은 밀도만 있고
장단은 없기에
찰나의 빛도 영원 할 수 있다고
그리움도 향수도
내가 만들고
기려 가는 것
짝사랑은
연민을 몰고 오고
통산은 이 봄에 운다
http://cafe.daum.net/dusktrain/Adca/3377
초겨울
큰 맘 먹고 사립문을 나섰다
생각 밖으로 바람 끝이 차다
살아온 세월속 고루한 생각이
발목을 잡고
체면을 털어버릴 내공은
가버린 시간 속 인연에 갇혀
허우적거리고
정열을 불태워줄 힘은
턱없이 부족한데
철없는 님은 가자 보챈다
다시 돌아가기엔
이미 온 길이 멀고
내친 맘은 춥다
같이 가기엔 진도가
다른 님이 벅차고
차라리 그림자로 한몸되어 버린다면
누구 아는 이 있을까
2016. 2. 28.
사 랑
사랑은 셈을 한다
마음을 줄 때도
가져 올 때도
주는 만큼 받고 싶은
장사속이 끼게 되는 것이다
사랑 중 으뜸이라는 조건 없는
내리 사랑도 골이 깊어지면 구천에 떠도는
부도난 채권과 같고
위로 하는
치 사랑은 느낄 때야
비로소 태동하고
인연 따라 골골이 맺힌
수평 사랑은 반듯이 대가를 요구 하고
세월간 노회한 사랑은
앞서느니 걱정 뿐이 다지만
사랑은
청춘을 만들고 관용하며
시간과 역사를 창조 하는
위대한 예술이니
그 놈의 사랑 안 할 수도 없고 ........
2016. 2. 1.
욕 망
통산에 필 꽃이
앞산에 피어 외롭기에
뒷골로 옮겼더니
시들시들 죽어 간다
살아온 세월 속엔
저 마다의 공간이
따로따로 있는 것을.....
경솔한 행동이
화를 불렀다
2016 . 1. 16.
일 당
서망 들머리에
아침 햇살 가득
푸른 바다 그림 속
섬들의 밤샘 인사를 받으며
어제 갔던 길을
오늘도 간다
뜰 잡을 도팍 다섯 개
주은 판자조각 두 개
뒷골 들어가는 입장료다
남들은 무슨 헛짓거리냐고 흉본 다지만
쌩 폼 졸업반
과정 즐기는 박사 코스 .....
땡초의 영혼을
지놈들이 알기나 할까
내일 입장료는 짹벌에 있을까 남두에 있을까
남선을 지나 동령계를
소풍하고
남두 석성을 즐겨
샛기미 짝지를 더듬어
들머리에 걸쳐 붉게 타는 낙조를 관조하며
머리엔 주지도 않은
블로그를 선물로 받았다고
내 새끼들에게 물주는 벗을 일당으로 받아 이고
흥겹게 집으로 간다
2015. 10. 19. 가족시인 해송
태풍위의 찻잔
억수같이 쏟아 지던
비바람이 잔다
태풍은 어릴 적 공포이자
설렘이었지
다 된 농사 망친다고
줄 담배 가 서 말이었던 아부지 걱정보다
천지개벽 하는 천둥 번개에 휘몰아치는 비바람은
어린 혼을 빼 먹기에 충분 했었던 아련한 설렘
추적추적 봄비가 애기 순을 보살피던 날이면
헛청지에 쪼그리고 앉아
오싹오싹 전신을 파고드는 한기가
꿈결 같은 상상을 불러 좋았던
내 고향 따뜻한 남쪽나라
가래기 내 생가
청초가 불어다 준
금쪽같은 내 어릴 적 단상
또래라고는 하지만
눈빛 교감도 있기나 했을까 싶은
멀리 본 친구 아닌 친구
한 동네 형수가 되어 더 어렵더니
형님 먼저 보낸 세월
글이 애인이 되어 반짝 반짝
객지에서 만난 소낙비 였다면
행여 정신을 남 주었을까 십이
들이대는 후련한 글
누가 나를 가족시인이라 불러주고
내 글을 뒤져 만져나 주었을까
고맙고 또 고마운
또래 반
형수
아무쪼록 건강하세요.
2015. 10. 5. 가족시인 해송
두 고갈 인생
세상에는
속여먹으려는 사람이 많다
피가 흐르면 흐른 대로
남이면 남인 데로
줄잡고 태어난 인생이기에
돌아서지도 못하고
알고 속고
모르고도 속고
속지 않으려고 따져 본들
머문 자리만 어지럽다
속아 산들 몇 푼을 손해 보고
따져 산들 몇 푼을 더 벌었을까
어차피 두고 갈 인생
지고 이기면 무쌈이며
속고 속여본들
무엇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