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머 위에 한 여자가 있다.
설악산 적벽 70m에서 길이 1m, 직경 0.9㎝의 확보줄에 자신의 몸을, 아니 명(命)을 걸고 있다. 산은 그녀의 생명이고 사진은 그녀의 운명이다. 렌즈는 먼발치에서 클라이머의 몸짓을 겨눈다. 조리개가 돌아가며 클라이머의 눈빛 넘어 혼까지 낚는다. 적벽의 붉은 기운은 웅장하게 상에 맺힌다.
![우리나라 최초의, 유일한 여성 암벽 사진작가인 강레아씨가 설악산 적벽에서 촬영 후 하강하고 있다. 이 사진 중간 아래에 보이는 비선대 산장은 지금 철거되고 없다. [사진 강레아]](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23/5ff30b06-0e04-4061-b047-d6317b174b85.jpg)
우리나라 최초의, 유일한 여성 암벽 사진작가인 강레아씨가 설악산 적벽에서 촬영 후 하강하고 있다. 이 사진 중간 아래에 보이는 비선대 산장은 지금 철거되고 없다. [사진 강레아]
강레아(51)씨는 우리나라 처음이자 유일한 여성 암벽 사진작가다. 2000년부터 카메라를 메고 가파름에 매달렸다. 자연에서 기꺼이 한계에 다가서고 부딪히는 사람들의 몸짓과 눈빛을, 처절과 환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