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관 준공식과 관련해서 향우들의 성금이 생각 밖으로 많이 답지 한다는 고향, 이장님 말씀을 듣고 있자니,
이번 설에 고향에 내려갔던 생재 동생이 경작 할 사람이 없어 논갈이도 못하고 방치 되어 있는 우리 논을 보고, 안타까운 글을 우리 가족 홈피에 올렸기에 내가 보냈던 답장을 올려 봅니다.
제가 외람되게 개인적인 편지를 올려 보는 것은 고향사랑의 파이를 좀 더 키워 보자는 차원에서 써본 졸필입니다. 많은 이해와 함께 긍정적인 생각으로 보아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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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석록이 형님에게 논을 갈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용굴에 있는 다른 집 논들은 다 갈아져는데
유독, 우리 집 논만 방치 되어있다는 어제 너의 글을 읽고 형은 만감이 교차하여 바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오늘은 느그 형수 기분이 좋은 것 같아 “우리 논만 갈아져 있지 않더라고 하니” 농사를 지르려면 제때에 논을 갈아 두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빨리 갈아 노라고 하기에 기분이 좋아져 글을 쓴다. 평소 때처럼 느그 형수가 이번에도 농사를 못 짓게 했으면 한 싸움 할 판이었는데 내 마음을 미리 알아 차렸는지 선뜻 농사를 지어야지 묵일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고 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고향에 대한 애착 ! 너희들이나 느그 형수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나는 남다른 고향 사랑 관을 가지고 있다. 향수 정도가 아닌 집착이라고나 할지, 고향 사랑의 정도가 도를 넘어 애잔한 연민으로 점철 된 뿌리 깊은 화신 같은거........ 이건 너무 거창한 표현이구나. 아무튼 고향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돈도 벌지 못한 주제에 고향 서망에 별장 아닌 별장도 사고, 그래서 작년에는 해보지도 않는 농사를 해본 답시고 뒷골 밭에다 고구마 등 농작물도 심어보았던 게 아니 였겠느냐. 형은 이제 별다른 욕심이 없다. 아니 욕심이 없다면 이상한 표현이고 욕심의 방향이 보통 사람과 좀 다르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고나 할까! 우리 7형제가 나고 자라며 부모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지렁내 펄펄 나는 무명이불 속을 서로 먼저 기어들어가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싸우며 뒹굴면서 동지간의 정을 쌓았던 그 때 그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을 그 땅에서 직접 내손으로 지키며 음미하고 살고 싶은 게 형의 유일한 욕심이자 바램이라면 바램이기 때문이다. 느그 형수는 안 해 본 농사를 짓다보면 골병든다고 극구 말루하고 있으나 내가 무슨 골병들게 농사일을 하겠느냐. 그저 은퇴한 노인이 소일거리로, 아니 좀 더 좋게 말하면 서울 부자들이 수도권에 수 만평의 농장을 갖고 주말을 오가며 즐기듯이 ............... 아버지가 비가 오면 우장 쓰고, 햇빛나면 밀대 모자 쓰고 검정 고무신 끌고 다니며 지었던 논밭을, 대를 이어 큰아들인 내가 걷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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