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만
초겨울
큰 맘 먹고 사립문을 나섰다
생각 밖으로 바람 끝이 차다
살아온 세월속 고루한 생각이
발목을 잡고
체면을 털어버릴 내공은
가버린 시간 속 인연에 갇혀
허우적거리고
정열을 불태워줄 힘은
턱없이 부족한데
철없는 님은 가자 보챈다
다시 돌아가기엔
이미 온 길이 멀고
내친 맘은 춥다
같이 가기엔 진도가
다른 님이 벅차고
차라리 그림자로 한몸되어 버린다면
누구 아는 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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