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태풍 위의 찻잔

海 松 2015. 10. 5. 12:25

 

 

 억수같이 쏟아 지던

비바람이 잔다

 

태풍은 어릴 적 공포이자

설렘이었지

 

다 된 농사 망친다고

줄 담배 가 서 말이었던 아부지 걱정보다

 

천지개벽 하는 천둥 번개에 휘몰아치는 비바람은

어린 혼을 빼 먹기에 충분 했었던 아련한 설렘 

 

추적추적 봄비가 애기 순을 보살피던 날이면

헛청지에 쪼그리고 앉아

 

오싹오싹 전신을 파고드는 한기가

꿈결 같은 상상을 불러 좋았던

 

내 고향 따뜻한 남쪽나라

가래기 내 생가

 

청초가 불어다 준

금쪽같은 내 어릴 적 단상

 

또래라고는 하지만

눈빛 교감도 있기나 했을까 싶은

멀리 본 친구 아닌 친구

 

한 동네 형수가 되어 더 어렵더니

형님 먼저 보낸 세월

글이 애인이 되어 반짝 반짝

 

객지에서 만난 소낙비 였다면

행여 정신을 남 주었을까 십이

들이대는 후련한 글 

 

누가 나를 가족시인이라 불러주고

내 글을 뒤져 만져나 주었을까

고맙고 또 고마운

 

또래 반

형수

 

아무쪼록 건강하세요.

 

    가족시인 해송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당  (0) 2015.10.19
돌아온 뒷골  (0) 2015.10.15
세월, 그 님아  (0) 2015.10.03
꽃배달 아가씨  (0) 2015.08.30
슬픈사랑  (0) 201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