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수같이 쏟아 지던
비바람이 잔다
태풍은 어릴 적 공포이자
설렘이었지
다 된 농사 망친다고
줄 담배 가 서 말이었던 아부지 걱정보다
천지개벽 하는 천둥 번개에 휘몰아치는 비바람은
어린 혼을 빼 먹기에 충분 했었던 아련한 설렘
추적추적 봄비가 애기 순을 보살피던 날이면
헛청지에 쪼그리고 앉아
오싹오싹 전신을 파고드는 한기가
꿈결 같은 상상을 불러 좋았던
내 고향 따뜻한 남쪽나라
가래기 내 생가
청초가 불어다 준
금쪽같은 내 어릴 적 단상
또래라고는 하지만
눈빛 교감도 있기나 했을까 싶은
멀리 본 친구 아닌 친구
한 동네 형수가 되어 더 어렵더니
형님 먼저 보낸 세월
글이 애인이 되어 반짝 반짝
객지에서 만난 소낙비 였다면
행여 정신을 남 주었을까 십이
들이대는 후련한 글
누가 나를 가족시인이라 불러주고
내 글을 뒤져 만져나 주었을까
고맙고 또 고마운
또래 반
형수
아무쪼록 건강하세요.
가족시인 해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