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7월 21일 백동에 거주하는
소띠 동갑 8사람이 칠순을 맞이하여
동네분들에게 밥 한끼 대접하기로 하여,
당일 인사말을 미리 써 보았다.
제목: 소띠들의 칠순
죽미실내 큰 아들이
70이랍니다
밑 터진 가래 바지 입고
못밥 소쿠리에 코 박고
샘둥벙에서 맥감던
석천이가
즈그 아버지도 못가 본 길
70고개를
마른 논에 물대 듯
해찰 부려
재미지게 간답니다
내 나이 서른 여섯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들과 살아갈 생각에
부모도 큰 자식이 50고개는 넘어서
북망산천에 가시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 인생 칠십 고래희" 라
옛날부터 사람이 칠십을 살기 어렵다고 했는데
세상 참 많이 좋아졌지라
언감생심 꿈인들 꾸었을까요
지금의 백세 시대를.........
우리 또래는 참 많기도 했지라
숫자로 치면 계란 두 꾸러미가
훨씬 넘어 부렀당께요
모르긴 해도 십일시 장에
내다 팔면 검정 고무신
한 켤레에 눈깔사탕은
아마 덤이었을 것이요
9월 달 생일만 해도
영욱이 엿새
천욱이 열 엿새
윤성이 스무 엿새
석천 이는 스무 이레
샛골
스님 된 기성이 인천 사는 옥순이 남심이 순복
석천 충식 승익이 독에집 영순이
아랫마을
병석 영욱 춘완 공심 복례
창범 준재 영현 연호 용재 옥선 윤자
윤성 영주 천욱 명현이 24명 중
우리 소띠 갑장은 16명
영리한 선친들께서는
6.25 전쟁이 터질 것을 미리 알고
날밤 세우며 엄매들 성가시게 한
덕택 아니겠어요
그래도 건실하게 맹길고 잘 키워
4명만 먼저 갔을 뿐 모두들 건강 하니
이 아니
축복입니까
남동 친구들은
9명 중 4명이 벌써 까끔에 갔다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90객 영욱이 모친을
비롯한 동네 어르신네들
까끔 갈 생각일랑 추호도 마시고
우리들과 한 오백년 살면
누구 시샘 할 사람 있을까요
그리고
오늘 이 자리를 함께 만들어준
창근이 형수님
정수 형수님
선재 형수님
우리 석록이 형수님
춘완이 친구
윤성이 친구
영욱이 친구
내 금쪽 같은 동갑네들 .....
팔순을 기본으로
우리 모두 증손주 보며
요즘 유행하는 구구 팔팔 이삼사가 아닌
구구 팔팔 복상사 합시다
사랑합니다
파이팅
2018. 7. 21.
기축생 해송 김석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