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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띠들의 칠순

海 松 2018. 7. 16. 11:04




 다음 글은 7월 21일 백동에 거주하는

소띠 동갑 8사람이 칠순을 맞이하여

동네분들에게 밥 한끼 대접하기로 하여,

당일 인사말을 미리 써 보았다.


 

제목:   소띠들의 칠순


 

죽미실내 큰 아들이

70이랍니다

 

밑 터진 가래 바지 입고

못밥 소쿠리에 코 박고

샘둥벙에서 맥감던

석천이가

 

즈그 아버지도 못가 본 길

70고개를

마른 논에 물대 듯

해찰 부려

재미지게 간답니다

 

내 나이 서른 여섯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린 동생들과 살아갈 생각에

부모도 큰 자식이 50고개는 넘어서

북망산천에 가시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 인생 칠십 고래희" 라

옛날부터 사람이 칠십을 살기 어렵다고 했는데 

세상 참 많이 좋아졌지라

언감생심 꿈인들 꾸었을까요

지금의 백세 시대를.........

 

우리 또래는 참 많기도 했지라

숫자로 치면 계란 두 꾸러미가

훨씬 넘어 부렀당께요

 

모르긴 해도 십일시 장에

내다 팔면 검정 고무신

한 켤레에 눈깔사탕은

아마 덤이었을 것이요

 

9월 달 생일만 해도

영욱이 엿새

천욱이 열 엿새

윤성이 스무 엿새

석천 이는 스무 이레

 

샛골

스님 된 기성이 인천 사는 옥순이 남심이 순복

석천 충식 승익이 독에집 영순이

 

아랫마을

병석 영욱 춘완 공심 복례

창범 준재 영현 연호 용재 옥선 윤자

윤성 영주 천욱 명현이 24명 중

우리 소띠 갑장은 16

 

영리한 선친들께서는

6.25 전쟁이 터질 것을 미리 알고

날밤 세우며 엄매들 성가시게 한

덕택 아니겠어요

 

그래도 건실하게 맹길고 잘 키워

4명만 먼저을 뿐 모두들 건강 하니

이 아니

축복입니까

 

남동 친구들은

9명 중 4명이 벌써 까끔에 갔다는데

말입니다

 

아무튼

90객 영욱이 모친을

비롯한 동네 어르신네들

까끔 갈 생각일랑 추호도 마시고

우리들과 한 오백년 살면

누구 시샘 할 사람 있을까요

 

그리고

오늘 이 자리를 함께 만들어준

창근이 형수님

정수 형수님

선재 형수님

우리 석록이 형수님

춘완이 친구

윤성이 친구

영욱이 친구

 

내 금쪽 같은 동갑네들 .....

팔순을 기본으로

우리 모두 증손주 보며

요즘 유행하는 구구 팔팔 이삼사가 아닌

구구 팔팔 복상사 합시다

사랑합니다

파이팅

 


         2018.    7.   21.


          기축생 해송 김석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