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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1147] 妻德으로 사는 남자
海 松
2018. 6. 11. 21:03
[조용헌 살롱] [1147] 妻德으로 사는 남자

'인처치관(因妻致官)'이라는 말이 있다. '아내 때문에 벼슬한다'는 뜻이다. 지난 탄핵 정국에서 불려나가 곤욕을 치렀던 고위 인사 A씨. 검찰 조사에도 여러 번 불려다녔다. 최근에 얼굴 볼 기회가 있어서 관상을 보니까 의외로 혈색이 좋다.
"팍 늙은 줄로 알았는데 어찌 이리 혈색이 좋습니까?" "와이프 공덕입니다. 사건이 나 보니까 집사람이 적선해 놓은 공덕이 작용한다는 걸 알았어요. 조 선생님 이론대로 팔자 바꾸려면 적선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하는 계기였어요."
A씨의 아내는 충청도 양반 집안의 딸이었다. 평소에 차분하면서도 겸손한 인상이었다. 명절이 닥치면 아파트 관리인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씩 돌렸다. 더운 여름에는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해둔 수박을 2~3통씩 1층의 관리실에 갖다 주곤 하였다. 겨울에는 선물로 들어온 인삼차 박스라도 관리실에 건넸다.
아파트 관리인이 다른 동으로 옮기면 찾아가서라도 3~4명 정도의 저녁식사 값을 봉투에 넣어서 쥐여 주곤 하였다. 청소하는 아주머니들도 마주치면 그냥 빈손으로 보내지 않았다. 주변의 과일가게에서 과일 살 때도 물건값을 절대 깎지 않았고, 약간 바가지를 씌우더라도 모른 체하고 달라는 대로 값을 지급하였다. '남들 보기에 나는 상류층인데 이렇게라도 적선한다고 생각해야지'가 이 부인의 생각이었다.
탄핵이 터졌다. 기자들이 아파트 입구에 몰려들면 관리인 한 명은 기자들에게 커피를 타 주면서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렸고, 다른 관리인은 A씨가 평소 모르고 있었던 지하 이동통로를 통해서 다른 동으로 몰래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퇴근 시간 무렵에 방송 중계차가 아파트 입구 에 대기하고 있으면 관리인들이 아내에게 전화해서 '상황이 이렇습니다.' 하고 알려 주었다. 그러면 A씨는 그날 집에 오지 않고 호텔에서 숙박하였다.
검찰 조사 받으러 가는 날 새벽에 부인이 꿈을 꿨다. '펄펄 끓는 물에 계란을 삶는데, 계란에서 병아리가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다니는' 꿈이었다. 그래서 걱정이 안 되었다고 한다. 처덕으로 사는 남자 많다.
"팍 늙은 줄로 알았는데 어찌 이리 혈색이 좋습니까?" "와이프 공덕입니다. 사건이 나 보니까 집사람이 적선해 놓은 공덕이 작용한다는 걸 알았어요. 조 선생님 이론대로 팔자 바꾸려면 적선이 중요하다는 걸 실감하는 계기였어요."
A씨의 아내는 충청도 양반 집안의 딸이었다. 평소에 차분하면서도 겸손한 인상이었다. 명절이 닥치면 아파트 관리인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씩 돌렸다. 더운 여름에는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해둔 수박을 2~3통씩 1층의 관리실에 갖다 주곤 하였다. 겨울에는 선물로 들어온 인삼차 박스라도 관리실에 건넸다.
아파트 관리인이 다른 동으로 옮기면 찾아가서라도 3~4명 정도의 저녁식사 값을 봉투에 넣어서 쥐여 주곤 하였다. 청소하는 아주머니들도 마주치면 그냥 빈손으로 보내지 않았다. 주변의 과일가게에서 과일 살 때도 물건값을 절대 깎지 않았고, 약간 바가지를 씌우더라도 모른 체하고 달라는 대로 값을 지급하였다. '남들 보기에 나는 상류층인데 이렇게라도 적선한다고 생각해야지'가 이 부인의 생각이었다.
탄핵이 터졌다. 기자들이 아파트 입구에 몰려들면 관리인 한 명은 기자들에게 커피를 타 주면서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렸고, 다른 관리인은 A씨가 평소 모르고 있었던 지하 이동통로를 통해서 다른 동으로 몰래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퇴근 시간 무렵에 방송 중계차가 아파트 입구
검찰 조사 받으러 가는 날 새벽에 부인이 꿈을 꿨다. '펄펄 끓는 물에 계란을 삶는데, 계란에서 병아리가 나와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 다니는' 꿈이었다. 그래서 걱정이 안 되었다고 한다. 처덕으로 사는 남자 많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0/20180610022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