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 松 2017. 8. 21. 08:23

 

 

 

 

 

처제에게

 

 

 

 

 

나는 아침

일찍 천안
딸네 집으로 내려 갑니다

 

어제 처제의 눈물을

보면서 나도 울었지요.

평생 했던 직업을
그만 두려고 하니 만감이 교차 했으리라 봅니다

 

나도 따라 눈물 바람을 했던 것은

동서 건강만 좋았더라면

한 참을 더 일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컸겠지요

 

 그리고 외람된 얘기 같지만 사람은

 남의 슬픔을 통해 자기

설움에 운다고 하지 않던가요

 내 입장에서 보면 나도 어언 

고희가 되어 퇴직한지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주변을 둘러보면 처제네 말고도

 

평촌에서 나와 가장 가깝게 지내는

병언이 친구도 마누라가

의식불명 상태로 장기간 투명하여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래저래 감정이 상했던가 봐요

 

처제나 동서의 나이로
볼 때 생업을 그만두기에는

아직은 빠른 나이가 맞지요

동서 건강만 좋았더라면 한 5~6년 쯤은

더 일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크리라고 봅니다

 

이웃 4촌이라고들 하는데
처제와 우리는 30년 세월을 평촌에서

그것도 바로 이웃으로 살았잖아요

 

더욱이 처제가 세탁소를
해서 우리가 신세도 많이 졌고

 또 세탁소를 사랑방 삼아 수시로 드나들며 먹고
놀며 나누다 든 정이 얼마 인데요……………

 

새끼들이 중 고등학교에 다닐 때

평촌에 들어와 그 놈들이 결혼하여 손자들이

초 중등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한 세월은 분명히 간게 맞지요

 

30

후반 황금기에

생애 첫 집을

장만하고 들떠 좋아했던 일이나

자식들을 여우고 새 식구가 들어와 기뻤던 일

붕어빵 같은 새 생명의 탄생에 흐뭇했던

지난 세월이 영상으로 흘러 갑니다

 

처제 
우린 잘 가고 있는 거예요

짝도 잃지 않고

노후 먹을 거리 걱정도 없이

모두가 가야 될 길을
예외 없이 우리도 가는 것뿐 이예요

 

인생

뭐 별 것 이던가요

오면 가야 하고

갈 땐 서러움에 울며 불며 가는 거지요

 

처제

여태 해 왔던 것 처럼 우리 서로

다독이며 지금 처럼

덜 외롭게 어깨 동무하며

나란히 사랑으로 같이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