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필재 형님 추모의 글
海 松
2021. 9. 9. 22:21
황망히 우리 곁을
떠나신 형님을 그리면서
허망한 심사를 스산한 가을 바람결에
날려 보게됩니다.
형님이 영면하신지도 벌써 13 일째.........
이제야 추모의 글을 올리게 된 것은
제가 발인식에 참석을 못하기도 했고, 경제 동생이
보낸 사진을 다운로드 받는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
었습니다.
태어나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누구나 가야 될 인생 외길이 아니던가요.
추도사는
대통령처럼 크게 출세한 사람들만의 논공행상 같은 홍보 전유물이 아니라고 봅니다.
형님 처럼 수 십 년 동안 우리 문중의 안위와 제족 간 친목 도모에 기여한 형설의 공은 높이 추앙되고 널리 찬양 되어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자자일촌 하며 콩 조각도 나누고 살았던 우리들
어린시절 정서와는 판이하게
요즘에는 경향 각지에 흩어져 산다는
핑계로 자기 가족 밖에 모르는 메마른 세상에
형님은 강고사 건립에서 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중의 알파요 오메가가 아니었던가요.
언젠가 제가 문중 일을 맡으면서 농담 삼아
나도 문중 일을 보게되면 형님 처럼 장수할 수 있을까요 라고, 우문을 하니, 형님께서는 조상 숭배를 잘하게 되면 건강은 덤이라는 현답을 주시던 말씀이 오늘따라 새롭기만 합니다.
저도 형님을 대신하여 몇 번의 시제를 모셔보니
이제야 형님 말씀의 깊은 뜻을 알 것도 같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고운 심성의 견지는 건강과 복을
부를수 밖에 없다는 뜻이 아니던가요.
형님께서
저에게 서류 일체를 인계 하면서
발이 빨리 완쾌 되어야
내연동 산소 참배도 하고,
선조들의 묘 위치도 가르쳐 주겠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영영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았네요.
형님 !
그러나 크게 걱정은 마십시오.
비록 선산에 벌초는 못하더라도
형님께서 알뜰히 모아 주신 자금으로 시제는
잊지 않고 제때 잘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이제 문중사는 잊으시고
편히 쉬십시오.
형님의 소천 길을 이 밤도
훤히 밝혀보게 됩니다.
형님과의 추억은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사랑했었습니다.
2021. 9. 10.
동생 석천 배상